SNS에서 웹툰을 연재하던 창작자가 자신의 공개 게시물을 열람한 특정인으로부터 통신매체이용음란으로 고소당했습니다. 고소인은 만화 속 장면이 자신을 연상시키는 성적 표현을 담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의뢰인은 고소인에게 직접 메시지나 파일을 전송한 사실이 전혀 없었습니다. 고소인이 스스로 해당 플랫폼을 방문하고, 계정을 찾아 들어가 게시물을 직접 열람한 구조였습니다. 이 사건에서 진짜 다퉈야 할 것은 만화의 내용이 아니라, 법이 말하는 '도달'이라는 요건이 과연 충족되었는가였습니다.
변호의 핵심 쟁점을 두 방향으로 구성하였습니다.
① '도달' 요건의 문제 — 통매음은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내용이 '상대방에게 도달'해야 성립합니다. 인터넷에 콘텐츠를 공개 게시하는 행위는 불특정 다수를 향한 것이지, 특정인에게 직접 전달하는 것이 아닙니다. 고소인이 스스로 플랫폼을 방문하고, 계정을 검색해 찾아 들어가, 게시물을 직접 클릭해 열람한 것은 고소인의 자발적인 일련의 선택입니다. 이를 두고 의뢰인이 고소인에게 성적 수치심을 '도달'시켰다고 평가하는 것은 통매음 법문의 해석 한계를 넘는 것이라는 점을 판례와 학설을 통해 논증하였습니다.
② '음란성' 기준의 문제 — 만화의 일부 장면에 성적 표현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음란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해당 작품의 전체 서사 구조, 주제의식, 문제 장면이 전체 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분석하여 형사법이 정하는 음란물의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별도의 논증으로 구성하였습니다.
1심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검사는 즉각 항소하면서 죄명까지 변경해 새로운 법 조항을 적용하며 다시 공소를 제기하였으나, 항소심 재판부 역시 '이 만화가 사회통념상 성적 흥미에만 호소하거나 문학적·예술적 가치를 전혀 지니지 않는다고 보기 어렵다'며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무죄를 확정하였습니다. 1심 무죄, 검사 항소, 항소심 무죄 확정. 창작물이 통매음 또는 음란물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 전체 맥락과 예술적 가치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인터넷 게시 행위와 특정인을 향한 직접 전송은 법적으로 전혀 다른 행위라는 점을 법원이 두 번 확인한 사건입니다.
형사사건에서 무죄를 받는 것은 재판이 끝났다는 의미 이상입니다. 의뢰인의 이름 앞에 붙은 피고인이라는 호칭이 사라지고, 신상정보 등록과 취업 제한의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입니다. 이 사건은 증거와 법리로 싸울 때 무죄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창작물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는 작품 전체의 맥락과 사회적 가치를 종합해서 판단해야 합니다. 특정 장면이나 표현만을 떼어내어 음란성을 판단하는 것은 법원이 일관되게 경계하는 방식입니다. 이 사건은 창작자가 온라인에 공개적으로 게시한 작품이 통매음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 그리고 수신자의 자발적인 열람 행위가 법이 말하는 도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두 번의 재판에서 모두 인정받은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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