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은 게임 정보를 나누는 텔레그램 채팅방에서 올라온 구글드라이브 링크를 클릭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누른 링크였지만, 클릭한 순간 자신의 구글 계정 안에 수백 개의 파일이 자동으로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이 사실 자체를 몰랐습니다. 채팅방에 '이 파일들은 아청물이다'라는 경고 메시지가 올라온 직후, 의뢰인은 즉시 작업을 중단하고 계정에서 파일을 모두 삭제했습니다. 파일을 한 번도 열어본 적이 없었고, 아청물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수사는 시작되었습니다.
아청물 소지죄는 '아청물임을 알면서 소지한 것'이어야 성립합니다. 인식이 없다면 고의가 없고, 고의가 없으면 범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 인식의 부재를 입증하는 것이 무죄의 열쇠였습니다.
① 기기에 파일 없음 — 경찰이 의뢰인의 휴대폰을 포렌식했지만, 기기 본체에서 해당 파일이 단 한 건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파일은 기기에 저장된 것이 아니라 클라우드 계정으로 'import'된 것이었습니다. 클라우드 계정의 파일이 기기에 없다는 사실 자체가 '소지'의 성립을 의심하게 만들었습니다.
② 링크와 파일명으로는 내용 불식별 — 해당 링크 주소는 영문 알파벳과 숫자·기호의 조합이었고, 파일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링크를 클릭하기 전에 그 내용이 아청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단서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인식 가능성 자체가 없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입증했습니다.
③ 즉시 삭제와 인식 시점 — 아청물이라는 사실을 인식한 것은 채팅방의 경고 메시지를 본 이후였습니다. 그 순간 즉시 삭제 조치를 취했다는 점은, 파일을 보관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는 것을 방증합니다.
재판부는 의뢰인이 아청물임을 인식하고 소지했다는 사실이 입증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링크를 클릭한 행위와 아청물임을 인식한 행위는 별개입니다. 파일이 계정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소지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한 사례입니다.
클라우드 환경에서 아청물 소지 사건은 기술적 구조의 이해가 무죄와 유죄를 가릅니다. 링크 클릭 한 번으로 계정에 수백 개의 파일이 자동 추가되는 구조, 그것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기술적·법리적으로 연결한 변론이 이 무죄를 만들었습니다.
형사사건에서 무죄를 받는 것은 재판이 끝났다는 의미 이상입니다. 의뢰인의 이름 앞에 붙은 피고인이라는 호칭이 사라지고, 신상정보 등록과 취업 제한의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입니다. 이 사건은 증거와 법리로 싸울 때 무죄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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