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법뉴스2026년 6월 3일출처: 이도연 변호사
고소 전 합의 방법과 3가지 주의사항
고소 전 합의는 수사 개시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시간입니다. 친고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없으면 공소 제기 자체가 불가능하고, 강제추행(형법 제298조)처럼 비친고죄라도 이 시점에 합의가 이루어지면 수사 방향과 처분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고소 전 합의는 수사 개시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시간입니다. 친고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없으면 공소 제기 자체가 불가능하고, 강제추행(형법 제298조)처럼 비친고죄라도 이 시점에 합의가 이루어지면 수사 방향과 처분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상담을 요청하시는 분들의 상황을 보면 타이밍이 갈립니다. 아직 고소가 접수되지 않은 상태에서 합의 가능성을 먼저 타진하러 오시는 분들이 있고, 이미 경찰 연락을 받은 후에 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특히 촬영물이 관련된 사건에서는 피해자 측이 유포 우려를 강하게 느낄수록 고소를 빠르게 결정하는 경향이 있어서, 피의자 입장에서 대응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실제로 매우 짧습니다.
이 글을 검색해 들어오셨다면, 아직 고소가 접수되기 전에 무언가를 해볼 수 있는지 알고 싶으신 상황일 겁니다. 할 수 있는 것과 해서는 안 되는 것을 정리해 드립니다.
1. 친고죄와 비친고죄, 합의의 법적 효과가 다릅니다
고소 전 합의를 논하기 전에 해당 혐의가 친고죄인지 비친고죄인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이 구분이 합의의 법적 효과를 근본적으로 결정합니다.
강제추행(형법 제298조), 카메라등이용촬영죄(성폭력처벌법 제14조)는 현재 비친고죄입니다. 피해자의 고소 없이도 수사기관이 인지하면 수사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고소 전 합의가 의미를 갖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피해자가 처벌불원 의사를 수사 초기에 전달하면 검찰의 처분 결정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같은 혐의라도 불기소처분을 받는 경우와 기소되는 경우의 차이가 이 단계에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친고죄에 해당하는 일부 구성요건은 피해자의 고소가 없으면 공소 제기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이 경우 합의와 처벌불원서 확보는 사건을 완전히 종결할 수 있는 수단이 됩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고소 전이라도 수사기관이 이미 사건을 인지한 상태라면 합의의 타이밍과 방법이 달라집니다. 경찰이 신고를 접수했거나 피해자가 이미 진술조서를 작성한 상태에서 접근하는 것과, 그 이전 단계에서 접근하는 것은 전략상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처음 상담에서 이 상황을 먼저 확인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2. 직업과 신분에 따라 형사입건 자체가 더 큰 위험이 됩니다
처벌보다 신분 문제를 먼저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상담 초반에 "회사에 알려지는 게 더 무섭다"고 먼저 말씀하시는 경우가 실제로 적지 않습니다. 이 걱정은 단순한 과민반응이 아닙니다.
공무원은 형사사건으로 입건되면 국가공무원법 제73조의3에 따라 직위해제 처분이 가능합니다. 나중에 무혐의로 종결되더라도 징계 이력이 기록으로 남는 경우가 있고, 이는 승진과 보직 배치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대기업·공기업 직원은 취업규칙에 형사사건 입건 시 정직이나 해고를 규정한 경우가 많고, 수사 사실 자체가 인사팀에 통보되는 내부 경로도 존재합니다. 교사·교수는 아동·청소년 관련 사건에서 사건 접수 시점부터 직무배제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의사·변호사처럼 면허가 필요한 직군은 품위유지 의무 위반으로 자격정지나 취소까지 논의될 수 있고, 군인은 군형법 적용을 받아 계급 강등이나 불명예제대가 논의되기도 합니다.
고소 전 합의가 성립하면 사건이 공식 수사 단계로 넘어가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처벌 리스크와 신분 리스크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시점은 이 단계가 사실상 마지막입니다.
3. 합의는 왜 반드시 변호인을 통해야 하나요?
피해자 측에 직접 연락하고 싶다는 마음은 이해합니다. 먼저 찾아가 사과하거나 합의 의사를 전달하면 상황이 나아질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지금 단계에서 직접 접촉은 대부분 역효과를 냅니다.
직접 연락은 그 연락 자체가 협박이나 회유의 증거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이 정도로 고소까지 할 거냐", "합의금 원하면 얘기하자"는 내용이 담기면 공갈죄(형법 제350조) 또는 협박죄(형법 제283조)의 역고소 근거가 됩니다.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 측이 이런 연락 내용을 캡처해 추가 고소를 진행한 사례를 상담에서 접한 적이 있습니다. 사과하려던 의도와 달리 연락 한 통이 새로운 사건을 만드는 구조입니다.
변호인을 통한 접촉은 이 위험을 차단합니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과 공식 채널로 합의 의사를 전달하고, 감정적 충돌 없이 조건을 협의합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 측의 요구 수준을 파악하고, 합의 가능 여부와 조건을 법적으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합의금은 법적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피해 정도, 사건의 중대성, 쌍방 협의로 결정됩니다. 피해자 측이 비정상적으로 과도한 금액을 요구하면 그 자체로 공갈죄 성립 여부를 검토할 수 있는데, 이 판단도 사건 전체 맥락을 파악하고 있는 변호인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4. 합의서와 처벌불원서, 어떻게 작성하고 제출해야 하나요?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해서 절차가 끝난 것이 아닙니다. 합의서와 처벌불원서를 정확히 작성하고 수사기관에 제출하는 단계까지 완료해야 실질적인 효력이 생깁니다.
처벌불원서에는 "피해자가 피의자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명시돼야 하고, 합의의 경위와 조건이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어야 향후 번복 가능성을 낮출 수 있습니다. 특별히 정해진 서식은 없지만, 내용이 불분명하거나 조건이 모호하게 기재되면 수사기관에서 그 효력을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출 타이밍도 중요합니다. 고소가 접수되기 전에 제출하면 사건 접수 자체를 막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수사가 개시된 이후에도 처벌불원서 제출 시점에 따라 불기소처분이나 기소유예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소 전과 기소 후는 상황이 전혀 다릅니다.
변호인 없이 이 절차를 혼자 진행하면 어느 시점에 어디에 무엇을 제출해야 하는지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합의가 이루어지고도 절차 미비로 그 효과를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을 상담에서 접한 적이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생긴 실수는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5. 초기 대응이 결과를 좌우할 수 있습니다
고소 전이라는 시간은 생각보다 짧습니다. 피해자 측이 법률대리인을 선임하면 그 이후부터는 수사기관을 통하지 않으면 접촉 자체가 막히고, 고소가 접수된 이후에는 합의 시도 자체가 불리하게 해석될 수 있는 국면이 됩니다.
이 단계에서 혼자 움직이면 감정적으로 연락을 시도하거나, 합의 의사를 먼저 밝혔다가 그 내용이 기록으로 남는 상황이 생깁니다. 성범죄 사건에서 이런 기록이 나중에 수사 과정의 쟁점이 된 경우를 상담에서 자주 접합니다.
성범죄·디지털성범죄 사건을 전담하는 형사변호사로서, 이 단계에서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먼저 확인해드릴 수 있습니다.
지금 상황이 수사 어느 단계에 해당하는지, 어떤 자료가 필요한지부터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고소 전에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친고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없으면 공소 제기 자체가 불가능해 합의가 사건 종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강제추행(형법 제298조)이나 카메라등이용촬영죄(성폭력처벌법 제14조) 같은 비친고죄는 수사기관이 인지하면 고소 없이도 수사가 진행될 수 있지만, 합의와 처벌불원서 제출은 불기소처분 등 처분 결과에 영향을 미칩니다.
Q.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해 사과하면 안 되나요?
A. 직접 연락은 발언 내용에 따라 협박죄(형법 제283조)나 공갈죄(형법 제350조)의 역고소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사과하려는 의도와 달리 그 연락 자체가 증거로 확보되어 사건이 복잡해지는 상황이 있기 때문에, 합의 접촉은 반드시 변호인을 통해 공식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변호사를 선임하면 합의 과정에서 어떤 도움이 되나요?
A. 변호인은 피해자 측 대리인과 공식 채널을 통해 합의 조건을 협의하고, 합의서와 처벌불원서가 실질적 효력을 갖도록 작성·제출 절차를 담당합니다. 수사기관에 언제 어떤 형식으로 제출하느냐에 따라 처분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이 타이밍을 함께 파악하고 움직이는 과정에서 도움이 됩니다.